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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 국내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by 셀자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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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두 번째 책. 3시간 만에 완독! 그 정도로 몰입감 있고 빠르게 읽히는 책이다.

정세랑 작가가 스물 여섯에 쓰고, 10년 후 손을 봐서 출간한 책,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작가님이 이런 달디 단 소설은 아마 마지막일 것이라 작가에 말에 써두었을 정도로 정말 달달한 소설이다.

외계인과의 사랑이라니... 그리고 그 외계인 경민의 사랑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여자 주인공 한아. 물론 과정이 덤덤하진 않았고, 내 기준에서는 굉장히 유쾌했다. 아폴로와 주영의 얘기도 신선했고, 하나의 존재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새삼스레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미친듯이 빠진 적이 있었나? 미친듯이 빠질 수 있는 것도 행운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을 땐 소설이니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읽으면서 가장 임팩트있게 나에게 남은 말은 바로 ‘혼란스럽지 않은 사랑’ 이라는 말이었다. 항상 혼란스럽게 하던 원래의 경민과 혼란스럽지 않은 사랑(확신?)을 주는 현재의 경민을 보면서 나의 지난 인간 관계는 어떠했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했다. 한아 하나만을 보고 우주 자유 여행권을 포기하고 2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 경민, 나에게도 이런 존재가 내 인생에 나타날까?

그리고 한아의 생활 방식, 저탄소 생활!
사실 올해 들어 결심했던 것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였다. 오래된 것들을 업사이클링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한아라는 인물은 항상 새로운 것을 사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나와 굉장히 대조적이다. 외계인 경민이 너처럼 이렇게 저탄소 생활을 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한아에게 말했을 때, 왠지 모르게 누군가 나의 초고탄소 생활을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경각심을 가지게 되고 올해의 결심을 잘 지켜나가자고 작게 다짐했다.
(저탄소 생활을 목표로 열심히 살테니 미래의 내 경민아! 어서 2만 광년을 날아와 주겠니...?)

정세랑 작가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소설! 이런 달달한 소설 다시 써주세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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