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너무 유명했던 성해나 작가의 단편 소설집 혼모노.
특히, 박정민의 추천사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로 초 대박 히트를 친 책이다.
너무 유명하기도 했고, 리뷰도 좋기에 읽어봤는데, 사실 넷플릭스의 도파민 터지는 작품들을 예상하고 읽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담백한 내용🙄
7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책이라 쉽게 읽히고, 분명 생각할 거리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열린 결말의 내용이 많아서 이게 좋을 수도 또는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평소 개인적으로 내 마음에 남은 문장들을 표시해 가며 읽는데 수집할 문장이 없었다…! 그렇다고 별로였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히트 친 작품 치고는 아쉽달까…?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
책에서처럼 영화감독이든 연예인이든 인간을 대상으로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다. 덕질을 하다 보면 소위 ‘병크’라는 덕질 대상에게 실망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병크를 흐린 눈으로 넘길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짚어낼 것인가는 팬인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들도 분명히 있지만, 그 경계가 모호한 순간들이 있다. 그 지점을 굉장히 잘 짚어낸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위한 행동이 과해져서 우발적으로 발생된 잘못으로 봐야 할지, 어떠한 측면에서든 폭력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으로 봐야 할지 모호한 부분이 있다. 양 쪽 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에 그 사이에서 고민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호랑이를 만지는 대목이 인상 깊었는데, 감독이 호랑이를 만지는 사진을 올렸는데, 그 호랑이가 알고 보니 이빨도, 발톱도 다 뽑은 무력한 호랑이었던 점… 진실은 파헤쳐지기 전에는 100% 알 수 없다.
스무드
한국 땅을 밟아 본 적이 없는 교포가 태극기 부대 사이에서 한국인의 정을 느끼는…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이야기 였다.
혼모노
소재가 다 한 소설. 신빨이 떨어진 무당이 주인공이라니. 광기 어린 진짜 겨루기. 내가 찐이야!를 보여주는…
구의 집 : 갈월동 98번지
박정민이 인물 검색 해봤다는 소설이 이 소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공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구의 집을 둘러싼 구보승과 그의 스승 여재화의 입장에서 쓰여진 소설로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다. 아픈 역사를 느낄 수도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자기의 입장은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출세를 위해 프로젝트를 맡았던 여재화를 굳이 욕하고 싶지 않았다. 여재화가 맡지 않았어도 누군가는 분명 했을 일이다.
(*) 참고로 현재갈월동 98-8번지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이다.
우호적 감정
개인적으로 제일 감정이입을 해서 봤던 소설이 아닌가 싶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종류의 일들이 일어난다. 화가 나기도 하고, 체념의 단계로 접어들기도 한다. 또 한 번 느낀 건 서로 어느 정도 가려진 부분이 있기에 잘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왜 회사가 연봉 정보를 비밀로 하는지 이해가 된다.) 속속들이 알고나면 웃으면서 볼 수 없는거지… 회사 생활에서 적당한 거리감이란 뭘까? ‘사람 좋아’ 인간으로써 어느 정도 거리를 지키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결국 수잔이 퇴사한 것까지 너무 현실적이어서 쓰라린 소설.
잉태기
시부나 엄마나 둘다 싫다… 숨막혀… 다 나가줘…! 결국 딸은 안중에도 없는 시부와 엄마의 알력 다툼.
메탈
두 번째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책이다. 어렸을 때는 그냥 좋아하는 걸로 쉽게 친해지고 웃고 떠들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현실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세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메탈에 죽고 못 사는 친구들이 밴드부에 들어가고, 퇴출당하고, 밴드를 그만두고… 또 자라면서 현실의 세속적인 잣대로 서로를 대하게 되면서 결국 멀어진다.
요즘의 나도 많이 느끼는 지점이다. 예전에는 별거 아닌 걸로 깔깔대며 웃었는데, 요즘은 집 값이 어떻다는 둥, 주식이 올랐다는 둥, 친구들의 관심사는 온통 세속적인 것 투성이어서 주류에 편승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 기분이다. 세속적인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가 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근데 그럼에도 오래된 친구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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